이 코너는 독자 여러분이 읽은 책 이야기를 싣는 자리예요. 창간호라 아직 도착한 글이 없어서, 편집부가 쓴 예시를 먼저 보여 줄게요. 고른 책은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이에요. 골목길에 떨어진 강아지똥이 자기도 쓸모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 하는 이야기지요.
오래전부터 많은 어린이가 읽어 온 그림책이라 도서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예시를 읽기 전이나 뒤에 직접 읽어 보세요.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마다 마음에 남는 장면은 다르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장면을 골랐을까요?
예시: 『강아지똥』을 읽고 (편집부)
『강아지똥』, 권정생 글 · 읽은 날 9월 20일
강아지똥은 참새와 흙덩이에게 더럽다는 말을 듣고 울었다. 나도 친구에게 서운한 말을 들으면 내가 쓸모없어진 것 같아서, 강아지똥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봄비가 내리던 날, 강아지똥은 민들레 싹을 만났다. 민들레는 꽃을 피우려면 거름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아지똥은 빗물에 녹아 민들레 뿌리로 스며들었고, 민들레는 노란 꽃을 피웠다.
작고 더러워 보이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할 수 있다.
책을 덮고 나서 길가에 핀 풀꽃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 꽃 아래에도 누군가가 숨어서 힘을 보태고 있을지 모른다.
이렇게 써 보세요
독서 기록은 길게 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래 순서를 따라 한 문단씩만 써도 멋진 기록이 돼요.
독서 기록 쓰는 순서
- 책 제목과 글쓴이, 읽은 날짜를 적어요.
-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를 골라 짧게 옮겨 써요.
- 그 장면을 읽을 때 내 마음이 어땠는지 적어요.
- 책을 읽고 바뀐 생각을 한 줄로 정리해요.
위 예시에도 네 가지가 다 들어 있어요. 맨 윗줄은 책과 날짜, 첫 문단은 장면과 내 마음, 둘째 문단은 중요한 사건, 인용 상자 속 한 줄은 바뀐 생각이에요.
이런 점을 생각하며 써요
"재미있었다."로만 끝나면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 무엇이 재미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아요. 어느 장면에서 웃음이 났는지, 어떤 낱말이 마음에 남았는지처럼 까닭을 한 가지 붙여 보세요. 또 줄거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옮겨 적기보다, 내가 고른 장면 하나를 자세히 쓰는 편이 훨씬 나다운 기록이 돼요.
궁금한 점이 생겼다면 질문으로 남겨도 좋아요. "내가 강아지똥이었다면 민들레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처럼 답이 책에 나오지 않는 질문은 생각을 한 뼘 더 자라게 해요. 같은 책을 읽은 친구와 서로의 질문에 답해 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남겨요
글쓰기가 어렵다면 다른 방법도 있어요. 가장 좋았던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고 말풍선을 달아도 되고, 주인공에게 편지를 써도 돼요. 바쁜 날에는 "오늘 읽은 책을 한 낱말로 말하면?"에 답하는 한 줄 기록도 좋아요. 중요한 것은 잘 쓰는 게 아니라, 읽은 뒤의 내 생각을 남겨 두는 거예요. 기록을 공책 한 권에 모아 두면, 한 해가 끝날 무렵 내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생각이 어떻게 자랐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요.
다음 호부터는 여러분의 독서 기록을 싣고 싶어요. 보내는 방법은 곧 책달 누리집에서 알려 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