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너에서는 원래 새로 나온 책을 소개해요. 그런데 이번 호는 책달의 첫 호, 창간호예요. 그래서 신간 대신, 오랫동안 많은 어린이에게 사랑받아 온 책 세 권을 골랐어요. 셋 다 나온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도서관 어린이 책장에서 쉽게 만날 수 있어요. 읽고 나면 숲이나 공원을 천천히 걷고 싶어질 거예요.
이번 호에 고른 세 권
- 아낌없이 주는 나무 나무와 소년의 긴 세월. 짧은 글, 단순한 선 그림.
- 프레드릭 겨울을 준비하는 들쥐들. 종이를 오려 붙인 그림.
- 샬롯의 거미줄 아기 돼지와 거미의 우정. 여러 장으로 된 긴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 — 셸 실버스타인
사과나무 한 그루와 소년의 이야기예요. 어린 소년은 날마다 나무를 찾아와 잎을 모아 왕관을 만들고, 줄기를 타고 오르고, 그늘에서 잠을 자요. 나무는 그런 소년을 무척 사랑했지요.
소년이 자라면서 나무를 찾아오는 날은 점점 줄어들어요. 가끔 찾아올 때마다 소년은 무언가를 원했고, 나무는 자기가 가진 것을 하나씩 내어 줘요. 사과를, 가지를, 마침내 줄기까지요. 짧은 글과 단순한 선 그림으로 되어 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지만, 다 읽고 나면 오래 생각하게 되는 책이에요.
이 책은 읽는 사람마다 느낌이 달라요. 나무의 사랑이 고맙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고, 소년이 너무 받기만 한다고 속상해하는 사람도 있어요. 친구나 가족과 함께 읽고 "나라면 나무에게 무엇을 해 주었을까?" 이야기해 보세요.
『프레드릭』 — 레오 리오니
돌담 곁에 사는 들쥐 가족 이야기예요. 가을이 되자 들쥐들은 겨울에 먹을 옥수수와 나무 열매, 밀과 짚을 모으느라 밤낮없이 바빠요. 그런데 프레드릭만은 가만히 앉아 있어요. 친구들이 왜 일하지 않느냐고 묻자, 프레드릭은 춥고 어두운 겨울을 위해 햇살과 색깔과 낱말을 모으는 중이라고 대답해요.
길고 추운 겨울, 모아 둔 먹이가 거의 떨어지자 들쥐들은 프레드릭에게 묻지요. 네가 모은 것은 어디 있느냐고요. 그러자 프레드릭은 친구들에게 햇살과 색깔과 이야기를 꺼내 놓아요. 무엇을 어떻게 꺼내 놓는지는 직접 읽어 보세요.
이 책의 그림은 종이를 찢거나 오려 붙이는 콜라주로 만들었어요. 들쥐의 동그란 몸과 가느다란 꼬리가 모두 종이 조각이에요. 다 읽고 나서 색종이로 나만의 프레드릭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아요. 레오 리오니는 작은 물고기들이 힘을 모으는 이야기 『으뜸 헤엄이』도 지었으니, 함께 찾아 읽어 보세요.
『샬롯의 거미줄』 — E. B. 화이트
농장에서 태어난 아기 돼지 윌버와 거미 샬롯의 우정 이야기예요. 몸집이 작게 태어난 윌버는 처음부터 위험에 빠질 뻔했지만, 펀이라는 여자아이 덕분에 살아남아요. 그 뒤 헛간으로 옮겨진 윌버는 외로워하다가 거미 샬롯과 친구가 되지요.
어느 날 윌버에게 또다시 위험이 닥쳐요. 그러자 샬롯은 윌버를 돕기 위해 거미줄에 글자를 짜 넣는 놀라운 일을 해내요. 사람들은 거미줄의 글자를 보고 깜짝 놀라지요.
이 책은 그림책이 아니라 여러 장으로 된 긴 동화예요. 헛간의 계절이 바뀌는 모습이 자세히 그려져 있어서, 읽는 동안 가을 농장에 와 있는 것 같아요. 조금 긴 책에 도전해 보고 싶은 친구에게 권해요. 마지막 장면에서는 마음이 뭉클해질지도 몰라요. 글쓴이 E. B. 화이트는 작은 생쥐가 주인공인 『스튜어트 리틀』도 썼어요.
세 권을 읽고 나서
세 권에는 모두 자연 속 생명이 나와요. 나무, 들쥐, 돼지와 거미가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지요. 다 읽었다면 세 이야기에서 '주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견주어 보세요. 사과처럼 손에 잡히는 것도 있고, 햇살과 낱말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있어요.
책을 다 읽은 뒤에는 가까운 숲이나 공원에 나가 보세요. 사과나무 대신 참나무나 은행나무 앞에 서서 이 나무는 누구에게 무엇을 주고 있을까 생각해 보는 거예요. 도토리는 다람쥐에게, 그늘은 쉬어 가는 사람에게, 떨어진 잎은 흙에게 가지요.
도서관에서 찾아 읽어요
세 권 모두 학교 도서관이나 동네 도서관에 있을 가능성이 커요. 도서관 검색 컴퓨터에 책 제목을 넣으면 책이 꽂힌 자리를 알려 주는 번호인 '청구 기호'가 나와요. 그 번호를 적어 가서 책등에 붙은 번호와 맞춰 보면 돼요. 찾기 어려우면 사서 선생님께 여쭈어 보세요. 빌리려는 책이 없으면 다른 도서관에서 빌려 오는 방법도 알려 주실 거예요.
나에게 맞는 책 고르기
처음 읽는 책이 나에게 맞는지 알고 싶다면 아무 쪽이나 펼쳐 한 쪽을 읽어 보세요. 모르는 낱말이 너무 많으면 조금 뒤에 읽어도 괜찮아요. 거꾸로 너무 쉽게 느껴져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어요. 그림책은 어른이 읽어도 좋은 책이 많거든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프레드릭』은 금방 읽을 수 있고, 『샬롯의 거미줄』은 며칠에 걸쳐 한 장씩 읽으면 알맞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