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책 읽기 좋은 계절이에요. 우리 동네 도서관에 가면 수많은 책을 마음껏 읽고, 집에 빌려 갈 수도 있어요. 그런데 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요? 도서관은 누가 만들고, 누가 운영할까요? 도서관 책 한 권은 몇 명의 손을 거칠까요? 오늘은 도서관 탐험 일지를 펼쳐 도서관에 숨은 이야기를 하나씩 찾아볼게요.

모두의 도서관, 공공 도서관

우리가 흔히 가는 시립 도서관, 구립 도서관, 군립 도서관은 공공 도서관이에요. 공공은 한 사람이 아니라 모두와 관계된다는 뜻이에요. 공공 도서관은 나이가 많든 적든, 돈이 많든 적든 누구나 똑같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에요. 우리나라에는 이런 공공 도서관이 천 곳이 넘게 있어요.

공공 도서관은 주로 나라나, 시·군·구 같은 지방 자치 단체가 세우고 운영해요. 건물을 짓고, 새 책을 사고, 전기와 난방을 켜고, 일하는 사람들에게 월급을 주는 데에는 돈이 많이 들어요. 이 돈은 어디에서 올까요?

도서관을 움직이는 돈, 세금

그 돈은 바로 세금에서 나와요. 어른들은 일해서 번 돈이나 물건을 살 때 낸 돈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요. 나라와 지방 자치 단체는 이 세금을 모아 도로, 학교, 공원, 도서관처럼 모두에게 필요한 곳에 써요. 여러분이 과자를 살 때 낸 돈 속에도 세금이 조금 들어 있어요. 그러니 어린이도 도서관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있는 셈이에요.

그러니까 도서관은 공짜가 아니라, 우리 동네 사람들이 함께 돈을 모아 만든 곳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한 사람이 책을 수천 권씩 사서 모으기는 어렵지만, 모두가 조금씩 힘을 보태면 누구나 수천, 수만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지요. 도서관의 책은 '모두의 책'이에요. 도서관에는 책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신문과 잡지, 그림이 많은 큰 책, 영상 자료가 있고,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자리도 있어요.

책값이 비싸서 사기 어려운 사람도, 집 가까이에 서점이 없는 사람도 도서관에서는 똑같이 책을 읽을 수 있어요. 누구나 배우고 알 권리를 누리도록 돕는 것, 이것이 공공 도서관이 세금으로 운영되는 가장 큰 까닭이에요.

도서관의 여러 얼굴

도서관에는 여러 종류가 있어요. 학교 안에 있는 학교 도서관은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써요. 아파트 단지나 주민 센터 한쪽에 있는 작은 도서관은 동네 사람들이 가까이에서 책을 빌릴 수 있게 해 줘요. 몸이 불편하거나 멀리 사는 사람을 위해 책을 가득 싣고 동네를 찾아가는 이동 도서관도 있어요.

나라를 대표하는 도서관도 있어요. 서울에 있는 국립 중앙 도서관은 우리나라에서 나온 책을 빠짐없이 모아 오래오래 보관해요. 새 책을 펴낸 출판사는 그 책을 국립 중앙 도서관에 보내야 한다는 규칙이 있어요. 그래서 이곳에 가면 우리나라에서 나온 책 대부분을 찾을 수 있어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모아 둔 국립 어린이 청소년 도서관도 서울에 있어요.

요즘에는 도서관에 직접 가지 않아도 되는 서비스도 늘었어요.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빌려 볼 수 있는 도서관이 많아요. 전자책은 빌린 기간이 지나면 저절로 돌려져서 반납 날짜를 잊을 걱정도 없어요.

도서관은 누구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여러 방법을 마련해 두어요.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사람을 위해 손끝으로 읽는 점자책과 귀로 듣는 소리 책을 갖춘 도서관이 있고, 글자를 크게 찍은 큰 글자 책을 따로 모아 두는 도서관도 있어요. 다른 나라에서 온 이웃을 위해 여러 나라 말로 된 책을 들여놓기도 해요. '모두의 도서관'이라는 말에는 이런 뜻도 담겨 있어요.

사서 선생님은 무슨 일을 할까?

도서관에는 책을 관리하고 이용자를 돕는 사서가 있어요. 사서는 책을 빌려주고 돌려받는 일 말고도 하는 일이 아주 많아요.

  • 책 고르기: 동네 사람들에게 어떤 책이 필요할지 생각하며 새로 들여올 책을 골라요.
  • 책 정리하기: 책마다 주제에 따라 번호를 붙이고, 제자리에 꽂아요.
  • 길 안내하기: "공룡 책은 어디 있어요?", "숙제에 필요한 자료를 찾고 싶어요." 같은 질문에 답하고, 알맞은 책과 자료를 찾도록 도와줘요.
  • 책 빌려 오기: 우리 도서관에 없는 책을 찾는 사람이 있으면, 도서관에 따라서는 가까운 다른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와 주기도 해요.
  • 행사 열기: 책 읽어 주기, 작가와의 만남, 방학 독서 교실처럼 책과 친해질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해요.

사서는 공공 도서관뿐 아니라 학교, 대학, 연구소, 회사의 자료실처럼 자료가 모인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일해요. 학교 도서관에서는 학생들이 숙제에 필요한 자료를 찾도록 돕고, 책 읽기 수업을 함께 하기도 해요. 사서가 되려면 대학 등에서 도서관과 정보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자격을 갖춰야 해요. 궁금한 게 있으면 사서 선생님께 물어보세요. 책 찾기를 무척 잘 도와주실 거예요.

새 책은 어떻게 도서관에 올까

도서관에 새로 들어온 책은 바로 책장에 꽂히지 않아요. 먼저 사서가 어떤 책을 살지 정해요. 많은 사람이 찾는 책, 동네에 필요한 분야의 책, 오래되어 낡은 책을 대신할 책을 고르지요. 이용자가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할 수 있는 도서관도 많아요. 신청한 책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빌려 볼 수 있게 해 주기도 해요.

책이 도착하면 사서는 책마다 도서관 번호를 매기고, 빌리고 돌려줄 때 쓰는 바코드를 붙여요. 책의 주제에 맞는 청구 기호를 정해 책등에 붙이고, 책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겉을 투명한 비닐로 싸기도 해요. 컴퓨터에 책 제목과 지은이, 내용을 입력해 두면 누구나 검색해서 찾을 수 있게 돼요. 이렇게 여러 손을 거친 뒤에야 새 책이 책장에 꽂혀요.

책의 주소, 청구 기호

도서관 책의 등에는 숫자와 글자가 적힌 작은 종이가 붙어 있어요. 이것을 청구 기호라고 해요. 청구 기호는 책의 주소예요. 수만 권의 책 가운데에서도 청구 기호만 알면 원하는 책을 금방 찾을 수 있어요.

청구 기호의 맨 앞 숫자는 책의 주제를 알려 줘요. 우리나라 도서관 대부분은 모든 지식을 열 갈래로 나누어 000부터 900까지 번호를 붙여요.

  • 000 여러 분야를 두루 다룬 책(백과사전 등)
  • 100 철학, 200 종교
  • 300 사회 과학(경제, 법, 교육 등)
  • 400 자연 과학(수학, 물리, 생물 등)
  • 500 기술 과학(의학, 요리, 기계 등)
  • 600 예술(미술, 음악, 운동 등)
  • 700 언어, 800 문학(동화, 동시, 소설 등)
  • 900 역사

그래서 공룡 책은 자연 과학인 400번대에, 동화책은 문학인 800번대에 모여 있어요. 좋아하는 분야의 번호를 알아 두면 도서관 어디에 가든 비슷한 자리에서 책을 찾을 수 있어요.

도서관은 책만 빌리는 곳일까?

도서관에서는 책 빌리기 말고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요. 주말에는 그림책을 읽어 주는 시간이 있고, 방학에는 독서 교실이나 글쓰기 교실이 열리기도 해요. 책을 쓴 작가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는 행사도 있지요. 같은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독서 동아리에 들어갈 수도 있어요.

어른들에게도 도서관은 소중한 곳이에요. 일자리를 찾는 사람은 필요한 자료를 찾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은 사람은 강좌를 들어요. 어르신들은 신문을 읽고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지요.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는 누구나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쉼터가 되어 주기도 해요. 도서관은 책이 있는 곳이면서,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마당 같은 곳이에요.

아주 오래전의 도서관

도서관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어요. 지금으로부터 2천 년도 더 전에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는 세계 곳곳의 책을 모으려고 했던 커다란 도서관이 있었다고 해요. 그때의 책은 종이가 아니라 파피루스라는 풀로 만든 두루마리였어요.

우리나라에도 옛 도서관이 있었어요. 조선의 정조 임금은 궁궐 안에 규장각을 세우고 귀한 책을 모아 학자들이 연구하게 했어요. 하지만 옛 도서관은 대부분 임금이나 학자처럼 몇몇 사람만 쓸 수 있었어요. 누구나 들어가 책을 빌릴 수 있는 오늘날의 공공 도서관은 모두가 배울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퍼지면서 생겨났어요.

모두를 위한 도서관 약속

도서관은 많은 사람이 함께 쓰는 곳이라서 서로 지켜야 할 약속이 있어요.

  1. 조용히 해요. 책에 집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작은 목소리로 말하고, 뛰지 않아요.
  2. 책을 소중히 다뤄요. 책에 낙서하거나 책장을 접지 않고, 음식물이 묻지 않게 조심해요.
  3. 반납 날짜를 지켜요. 내가 늦게 돌려주면 그 책을 기다리는 다른 사람이 읽을 수 없어요.
  4. 읽은 책은 정해진 곳에 두어요. 아무 데나 꽂으면 다음 사람이 찾기 어려워요.

이 약속들은 모두 '다음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나왔어요. 도서관 책 한 권은 여러 해 동안 수십 명, 수백 명의 손을 거쳐요. 내가 책에 낙서를 하거나 찢으면, 그 책을 읽을 다음 사람들이 모두 불편을 겪어요. 모두의 돈으로 산 책이니 모두가 아껴야 오래 함께 쓸 수 있어요. 제자리를 모르는 책은 억지로 꽂지 말고 반납대에 올려 두면 사서 선생님이 알맞은 곳에 꽂아 주실 거예요.

처음 책을 빌리는 날

  1. 보호자와 함께 도서관에 가서 회원증을 만들어요.
  2. 검색용 컴퓨터에서 읽고 싶은 책의 청구 기호를 찾아요.
  3. 청구 기호를 따라 책장에서 책을 찾아요.
  4. 대출 창구나 기계에서 회원증을 대고 책을 빌려요.
  5. 반납 날짜를 달력에 적어 두어요.

사서에게 자주 묻는 질문

빌린 책을 잃어버리면 어떻게 해요?

숨기지 말고 사서 선생님께 먼저 말씀드려요. 도서관마다 규칙이 다르지만, 대개 같은 책을 새로 사서 돌려주면 돼요.

반납 날짜를 넘기면 어떻게 되나요?

많은 도서관에서는 늦은 날짜만큼 책을 빌릴 수 없게 해요. 다 읽지 못했다면 반납 날짜 전에 빌리는 기간을 늘려 달라고 할 수 있어요.

찾는 책을 다른 사람이 빌려 갔어요.

예약을 해 두면 책이 돌아왔을 때 알려 주는 도서관이 많아요.

청구 기호 수수께끼

앞의 번호표를 보고 수수께끼를 풀어 볼까요? 요리책은 기술 과학이라 500번대, 축구 규칙을 알려 주는 책은 운동이 들어 있는 600번대에 있어요. 그렇다면 한글 맞춤법 책은 몇 번대에 있을까요? 세종 대왕의 삶을 담은 위인전은요?

연재 동화 「달빛 도서관」에 나온 『별자리로 길 찾는 철새 이야기』가 우리 동네 도서관에 있다면 몇 번대에 꽂힐지도 짐작해 보세요. 답은 차례대로 700번대, 900번대, 400번대예요. 위인전은 역사 갈래에 들어가요. 나에게 맞는 책을 고르는 요령은 「새로 나온 책」 코너에서 알려 줘요.

도서관 탐험을 떠나 보아요

이번 주말에 가족과 함께 동네 도서관에 가 보세요. 도서관 회원증을 만들고, 어린이 자료실을 한 바퀴 둘러보는 거예요. 책등의 청구 기호를 보고 좋아하는 분야의 책이 어디 모여 있는지 찾아보세요. 도서관 게시판에서 어린이 행사 안내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답니다.

탐험을 마치면 공책에 나만의 도서관 지도를 그려 보세요. 그림책은 어디에, 과학책은 어디에 있었는지, 가장 마음에 든 자리는 어디였는지 적어 두는 거예요. 다음에 갈 때 그 지도를 들고 가면 도서관이 훨씬 가깝게 느껴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