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0월 초가 되면 세계 여러 나라 뉴스에 같은 소식이 나와요. "올해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었습니다!" 폭약으로 큰돈을 번 사람이 그 돈을 인류를 돕는 상으로 남겼어요. 과학자, 작가, 평화를 위해 애쓴 사람들이 이 상을 받으면 전 세계 신문과 방송이 앞다투어 그 소식을 전해요. 이 상은 누가, 왜 만들었고, 어떻게 주는 걸까요?
노벨상을 만든 사람, 알프레드 노벨
노벨상은 스웨덴 사람 알프레드 노벨의 이름을 딴 상이에요. 노벨은 1833년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태어났어요. 어릴 때부터 화학에 관심이 많았고, 여러 나라를 오가며 공부했어요. 스웨덴어뿐 아니라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도 할 줄 알았다고 해요. 평생 300개가 넘는 발명품으로 특허를 얻었을 만큼 부지런한 발명가였어요.
가장 널리 알려진 발명품은 다이너마이트예요. 그 무렵 공사장에서는 니트로글리세린이라는 폭약을 썼는데, 작은 충격에도 터져서 무척 위험했어요. 노벨의 가족이 운영하던 공장에서도 폭발 사고가 나서 노벨의 동생이 목숨을 잃었어요. 노벨은 더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폭약을 연구했고, 마침내 다이너마이트를 만들어 냈어요.
다이너마이트는 바위를 깨고 터널을 뚫고 길을 내는 공사에 쓰여서 큰 도움이 되었어요. 노벨은 이 발명으로 큰돈을 벌어 여러 나라에 공장을 세웠지요. 하지만 다이너마이트와 폭약은 전쟁에도 쓰였어요. 노벨은 자기 발명품이 사람을 해치는 데 쓰이는 것을 보고 고민했다고 전해져요.
그래서 노벨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유언을 남겼어요. 자기 재산의 대부분으로 기금을 만들고, 거기서 나오는 돈으로 해마다 인류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에게 상을 주라는 내용이었어요. 노벨은 1896년 12월 10일에 세상을 떠났고, 몇 해 동안 준비를 거쳐 1901년에 첫 노벨상이 주어졌어요.
노벨상이 걸어온 길
- 1833년 알프레드 노벨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나요.
- 1867년 다이너마이트로 특허를 얻어요.
- 1895년 재산으로 상을 주라는 유언장을 써요.
- 1896년 12월 10일, 노벨이 세상을 떠나요.
- 1901년 첫 노벨상을 줘요.
- 1969년 경제학상을 처음으로 줘요.
노벨상에는 어떤 분야가 있을까?
노벨이 유언에 적은 분야는 다섯 가지예요.
- 물리학상: 빛, 전기, 우주처럼 자연의 기본 원리를 밝혀낸 사람에게 줘요.
- 화학상: 물질이 무엇으로 이루어졌고 어떻게 바뀌는지 밝혀낸 사람에게 줘요.
- 생리학·의학상: 우리 몸의 비밀을 밝히거나 병을 고치는 방법을 찾은 사람에게 줘요.
- 문학상: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훌륭한 글을 쓴 작가에게 줘요.
- 평화상: 전쟁을 막고 사람들이 사이좋게 지내도록 애쓴 사람이나 단체에게 줘요.
나중에 경제학상이 더해져서, 지금은 모두 여섯 분야에서 수상자가 나와요. 경제학상은 노벨의 유언에 없던 상이라서, 정확한 이름은 '노벨을 기념하는 경제학상'이에요. 스웨덴의 중앙은행이 노벨을 기념해 만들었고, 다른 상과 같은 방식으로 뽑고 같은 날 시상해요.
첫 수상자들
1901년 첫 노벨 물리학상은 독일의 과학자 빌헬름 뢴트겐이 받았어요. 뢴트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몸을 뚫고 지나가는 빛을 발견했어요. 뢴트겐은 정체를 몰라 '알 수 없는 것'이라는 뜻으로 이 빛을 엑스선이라고 불렀어요. 병원에서 뼈 사진을 찍는 것이 바로 이 엑스선 덕분이에요.
같은 해 첫 평화상은 스위스의 앙리 뒤낭이 프랑스의 프레데리크 파시와 함께 받았어요. 뒤낭은 전쟁터에서 다친 병사들을 어느 편인지 가리지 않고 돌보자고 주장했고, 그 생각이 오늘날의 적십자를 만드는 바탕이 되었어요. 첫해부터 노벨상은 과학의 발견과 사람을 돕는 일을 함께 기렸던 거예요.
두 번이나 받은 과학자
노벨상을 두 번 받은 사람도 있어요. 가장 유명한 사람은 마리 퀴리예요. 마리 퀴리는 1903년에 남편 피에르 퀴리 등과 함께 물리학상을 받았고, 1911년에는 혼자서 화학상을 받았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스스로 내뿜는 물질을 연구해 폴로늄과 라듐이라는 새로운 원소를 찾아냈지요. 마리 퀴리는 노벨상을 받은 첫 여성이기도 해요. 그 무렵에는 여성이 과학자로 일하기가 무척 어려웠는데도 끝까지 연구를 이어 갔어요.
누가 어떻게 뽑을까?
노벨상은 스스로 신청할 수 없어요. 세계 여러 나라의 학자와 전문가들이 받을 만한 사람을 추천하면, 분야마다 정해진 위원회가 오랫동안 살펴보고 수상자를 정해요. 누가 추천되었는지는 50년 동안 비밀로 지켜져요. 한 사람이 받을 때도 있고, 함께 연구한 여러 사람이 한 상을 나누어 받을 때도 있어요.
수상자를 뽑는 곳은 분야마다 달라요. 물리학상과 화학상, 경제학상은 스웨덴 왕립 과학 한림원이, 생리학·의학상은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연구소가 맡아요. 문학상은 스웨덴 한림원이 뽑고, 평화상은 노르웨이 의회가 뽑은 노벨 위원회가 정해요. 평화상만 노르웨이에서 뽑는 것은 노벨의 유언에 그렇게 적혀 있었기 때문이에요. 노벨이 왜 그렇게 정했는지는 분명히 알려져 있지 않아요.
노벨상 한 해는 이렇게 흘러가요.
| 때 | 하는 일 |
|---|---|
| 가을 ~ 이듬해 1월 | 전문가들이 받을 만한 사람을 추천해요 |
| 2월 ~ 9월 | 위원회가 추천된 사람들의 업적을 살펴봐요 |
| 10월 초 | 분야마다 하루씩 수상자를 발표해요 |
| 12월 10일 | 시상식에서 메달과 상장, 상금을 줘요 |
수상자는 10월 초에 분야별로 하루에 하나씩 차례차례 발표돼요. 그래서 이 무렵 뉴스를 보면 날마다 새로운 수상자 소식을 만날 수 있어요. 수상자 가운데에는 발표 직전까지 자기가 받는 줄 몰랐다가 전화를 받고 깜짝 놀라는 사람도 많대요.
알아 두기
노벨상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어요. 한 분야의 상은 많아야 세 사람까지 나누어 받을 수 있어요. 평화상은 사람뿐 아니라 단체도 받을 수 있어요. 또 원칙적으로 살아 있는 사람에게만 줘요. 그래서 훌륭한 업적을 남기고도 일찍 세상을 떠나 상을 받지 못한 사람도 있어요.
상금은 어디에서 나올까?
노벨이 남긴 재산은 노벨 재단이 맡아 관리해요. 재단은 이 돈을 안전한 곳에 나누어 맡기고 불려서, 거기서 생기는 이익으로 해마다 상금을 마련해요. 처음 재산을 한꺼번에 써 버리지 않고 계속 불려 가며 쓰기 때문에 100년이 넘도록 상을 이어 올 수 있었어요. 그래서 상금의 크기는 재단의 형편에 따라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기도 해요.
상금은 한 분야에 한 몫이에요.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 함께 받으면 상금을 나누어 가져요. 수상자 가운데에는 받은 상금을 연구나 이웃을 돕는 일에 다시 내놓는 사람도 있어요.
상은 12월 10일에 받아요
발표는 10월에 하지만, 상을 받는 시상식은 12월 10일에 열려요. 이날은 노벨이 세상을 떠난 날이에요. 대부분의 상은 노벨의 나라인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주고, 평화상만은 이웃 나라 노르웨이의 오슬로에서 줘요. 수상자는 메달과 상장, 그리고 상금을 받아요. 메달 앞면에는 노벨의 옆얼굴이 새겨져 있어요.
시상식이 열리기 전후로 수상자들은 자기 연구나 작품에 대해 강연을 해요. 시상식 날 저녁에는 수상자와 가족, 손님들이 모이는 큰 만찬도 열려요. 한 해 동안 인류를 위해 애쓴 사람들을 온 세상이 함께 축하하는 날인 셈이에요.
우리나라 사람도 받았을까?
네, 받았어요. 2000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한의 평화를 위해 노력한 공으로 평화상을 받았어요. 2024년에는 작가 한강이 문학상을 받았어요. 우리나라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어요. 아시아 여성 작가로서도 처음이었지요. 한강 작가의 글은 역사 속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도 시처럼 섬세한 문장으로 쓰였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상을 받지 않겠다고 한 사람들
드물지만 노벨상을 받지 않겠다고 한 사람도 있어요. 1964년 문학상 수상자로 뽑힌 프랑스의 작가 장폴 사르트르는 작가는 어떤 기관의 상도 받지 않는 것이 옳다며 상을 사양했어요. 노벨상 목록에는 여전히 그해 수상자로 이름이 올라 있지요. 상을 받든 받지 않든, 그 사람이 남긴 일은 그대로 남는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이야기예요.
노벨상 말고도 있어요
노벨상에는 수학 분야가 없어요. 그래서 수학자들에게는 필즈상이 노벨상만큼 영광스러운 상으로 여겨져요. 필즈상은 4년에 한 번, 40세가 안 된 뛰어난 수학자에게 줘요. 이 밖에도 건축, 컴퓨터 과학, 어린이 책처럼 여러 분야에 저마다 이름난 상이 있어요. 상은 달라도, 오랫동안 한 가지 일에 마음을 쏟은 사람을 기린다는 점은 같아요.
재미있는 상도 있어요. 노벨상 발표를 앞둔 9월에는 이그노벨상이라는 상도 줘요. 올해는 9월 3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시상식이 열렸어요. 노벨상을 흉내 내어 만든 장난스러운 상으로, 처음에는 웃음이 나지만 곰곰이 생각하게 만드는 연구에 줘요. 이 상을 받은 연구들은 엉뚱해 보여도 대부분 진지하게 실험하고 따져 본 결과예요. 궁금한 것을 끝까지 파고드는 마음은 크고 작은 연구 모두에 똑같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 주지요.
노벨상 기사를 읽는 법
10월에 노벨상 기사를 읽을 때는 기사 속에서 세 가지를 찾아보세요. 첫째, 누가 받았나요? 수상자의 이름과 나라, 하는 일을 찾아요. 둘째, 무엇을 해서 받았나요? 기사에는 보통 위원회가 밝힌 수상 까닭이 한두 문장으로 나와요. 셋째, 그 일이 우리 생활과 어떻게 이어지나요? 과학상 기사라면 그 발견이 어떤 기술이나 치료법으로 이어졌는지 찾아보면 좋아요.
과학상 기사에는 어려운 낱말이 많이 나와요. 모르는 낱말은 공책에 적어 두었다가 사전이나 어린이 백과사전에서 찾아보세요. 모든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이 사람은 이런 궁금증을 풀었구나." 하는 정도만 알아도 충분해요. 신문에서 찾은 기사를 오려 붙이고, 내가 이해한 내용을 한두 줄로 적어 두면 나만의 노벨상 스크랩북이 돼요.
생각해 볼까요?
노벨상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에는 어릴 때부터 한 가지 궁금증을 오래 붙들고 연구한 사람이 많아요. "나뭇잎은 왜 물들까?" 같은 작은 질문도 끝까지 파고들면 큰 발견이 될 수 있어요. 노벨이 자기 발명품의 쓰임을 고민했듯이, 새로운 발견을 어떻게 써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지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답니다.
올해 10월, 노벨상 뉴스를 찾아보고 가족과 이야기해 보세요.
- 올해 수상자는 어떤 일을 해서 상을 받았을까요?
- 내가 노벨상을 새로 만든다면, 어떤 분야에 상을 주고 싶나요? 그 까닭은 무엇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