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가요. 단풍은 거꾸로 북쪽과 높은 산에서 먼저 물들어 남쪽으로 내려와요. 단풍이 내려오는 모습을 숫자로 읽으면 가을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한눈에 보여요. 달력과 지도, 그리고 온도계를 들고 단풍을 따라가 볼까요?

첫 단풍과 절정

단풍 소식에는 두 가지 날짜가 나와요. 첫 단풍은 산의 약 20%가 물들었을 때, 절정은 약 80%가 물들었을 때예요. 절정은 단풍 구경을 가기 가장 좋은 때이지요. 첫 단풍에서 절정까지는 보통 두 주쯤 걸려요.

산 전체를 어떻게 퍼센트로 나타낼까요? 산을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보이는 넓이를 100으로 치고, 그 가운데 물든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 어림하는 거예요. 교실 창문에서 보이는 산이나 공원의 나무들을 보며 "지금은 몇 퍼센트쯤 물들었을까?" 하고 직접 어림해 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숫자로 읽는 단풍

단풍은 하루에 약 20~25km씩 남쪽으로 내려와요. 어른이 빠른 걸음으로 하루 종일 걸어야 갈 수 있는 거리예요. 지역마다 단풍이 드는 때를 표로 정리해 봤어요. 해마다 날씨에 따라 며칠씩 달라지니 대강의 흐름으로 읽어 주세요.

지역첫 단풍 무렵절정 무렵
북쪽의 높은 산9월 말~10월 초10월 중순
가운데 지역의 산10월 중순10월 하순
남쪽 지역의 산10월 중순~하순11월 초

표를 보면 북쪽의 높은 산과 남쪽의 산은 절정이 두 주 넘게 차이가 나요. 그래서 한 해에 단풍 구경을 여러 번 할 수도 있어요. 10월 중순에는 북쪽 산에서, 11월 초에는 남쪽 산에서 단풍을 볼 수 있으니까요. 우리 동네는 표의 어느 줄에 가까울까요?

봄꽃은 왜 거꾸로 올라올까?

봄꽃과 단풍이 움직이는 방향이 반대인 까닭도 기온에 있어요. 봄에는 따뜻한 기운이 남쪽에서부터 올라와요. 그래서 남쪽 지방에서 먼저 꽃이 피고, 꽃 소식이 날마다 북쪽으로 올라가요. 가을에는 찬 기운이 북쪽과 높은 곳에서부터 내려와요. 그래서 단풍은 북쪽과 산꼭대기에서 먼저 시작해 남쪽과 산 아래로 내려와요. 꽃도 단풍도 결국 기온을 따라 움직이는 셈이에요.

계산해 볼까요?

단풍이 하루에 20km씩 내려온다고 해 봐요. 200km 떨어진 곳까지 단풍이 내려가려면 며칠이 걸릴까요? 200을 20으로 나누면 10이니까 약 열흘이 걸려요. 우리 집에서 할머니 댁까지의 거리를 알면, 두 곳의 단풍이 며칠쯤 차이 나는지도 어림할 수 있어요.

거꾸로 날짜로 거리를 어림할 수도 있어요. 두 도시의 절정 날짜가 닷새 차이 난다면, 단풍이 하루 20km씩 내려온다고 할 때 두 도시는 남북으로 약 100km 떨어져 있다고 짐작할 수 있지요. 물론 실제 단풍은 산의 높이와 그해 날씨에 따라 달라지니, 이런 계산은 대강의 어림이라는 것을 기억해요.

높이가 올라가면 가을이 빨라요

단풍은 옆으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도 내려와요. 높은 곳일수록 기온이 낮기 때문이에요. 보통 해발 높이가 100m 올라갈 때마다 기온이 약 0.6도씩 내려가요.

설악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대청봉은 높이가 1,700m가 넘어요. 100m마다 0.6도씩 낮아진다면, 바닷가보다 약 10도나 낮은 셈이에요. 산 아래는 아직 반팔을 입을 만큼 따뜻해도 산꼭대기는 겨울처럼 쌀쌀할 수 있어요. 그래서 같은 산에서도 꼭대기가 먼저 물들고, 색이 날마다 조금씩 아래로 번져 내려와요.

알아 두기

가을 산에 오를 때는 산 아래보다 꼭대기가 훨씬 춥다는 것을 기억해요. 얇은 겉옷을 한 벌 더 챙기고, 해가 짧은 가을에는 너무 늦지 않게 내려와요. 단풍 사진을 찍을 때도 정해진 길 밖으로 나가지 않아요.

단풍 날짜는 어떻게 알까?

단풍 소식은 사람들이 직접 산을 바라보며 기록한 자료에서 나와요. 해마다 정해 둔 산을 정해 둔 자리에서 관찰하고, 물든 정도가 약 20%와 80%에 이른 날을 적어 두지요. 이런 기록이 여러 해 쌓이면 그 산의 단풍이 보통 언제쯤 드는지 알 수 있어요.

여러 해 기록을 모아 평균을 낸 날짜를 평년 날짜라고 해요. 올해 단풍이 평년보다 빠른지 늦은지는 올해 날짜를 이 평년 날짜와 비교해서 말해요. 뉴스에서 "올해 단풍은 평년보다 사흘 늦겠습니다."라고 하면, 여러 해의 보통 날짜보다 사흘쯤 늦게 물든다는 뜻이에요.

단풍을 부르는 것은 기온

하루 중 가장 낮은 기온, 곧 최저 기온이 약 5도 아래로 떨어지면 잎이 물들기 시작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먼저 추워지는 곳에 단풍도 먼저 들어요. 그래서 가을에 서늘한 날이 일찍 찾아온 해에는 단풍도 빨라지고, 늦더위가 이어진 해에는 단풍도 늦어져요.

일기 예보에서 우리 동네의 최저 기온을 날마다 적어 보세요. 5도 아래로 내려가는 날이 이어지기 시작하면 동네 나무들을 잘 살펴보세요. 여러분이 기록한 숫자와 나뭇잎의 색이 어떻게 함께 변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