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밤에 둥근 보름달을 본 적 있나요? 그런데 며칠 지나 다시 보면 달 한쪽이 조금 줄어 있어요. 달은 한 번도 모양이 변한 적이 없는데, 왜 우리 눈에는 날마다 다르게 보일까요?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아요
해는 스스로 빛을 내지만, 달은 빛을 내지 못해요. 달이 밝게 보이는 것은 햇빛을 받아 되비추기 때문이에요. 이것을 빛의 반사라고 해요. 그러니까 달빛은 사실 달에 부딪혀 되돌아온 햇빛이에요. 그 빛이 달에서 지구까지 오는 데는 1초 남짓 걸려요. 달의 겉은 잿빛 돌과 흙으로 덮여 있어요. 밤하늘에서는 환하게 빛나 보이지만, 사실은 햇빛을 받아 밝아 보이는 커다란 돌덩이인 셈이에요.
공에 손전등을 비춰 보면 불빛을 받은 쪽은 밝고, 반대쪽은 어두워요. 달도 똑같아요. 달은 언제나 햇빛을 받는 쪽 절반만 밝아요. 달의 밝은 쪽이 우리 쪽을 얼마나 향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의 모양이 다르게 보이는 거예요.
달은 지구 둘레를 돌아요
달은 지구의 둘레를 천천히 돌아요. 이것을 공전이라고 해요. 지구에서 달까지는 약 38만 km예요. 지구와 달 사이에 지구를 서른 개쯤 나란히 늘어놓을 수 있을 만큼 먼 거리예요. 달의 지름은 지구의 4분의 1쯤 되지요. 달이 지구 둘레를 돌면서 해와 지구, 달의 위치가 조금씩 달라져요. 그래서 우리가 보는 달의 밝은 부분도 날마다 조금씩 늘었다 줄었다 해요.
달의 모양이 한 바퀴 다 바뀌어 처음 모양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약 29.5일이 걸려요. 거의 한 달이지요. 그런데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7.3일이에요. 이틀쯤 차이가 나는 까닭은, 달이 도는 동안 지구도 해 둘레를 따라 조금 움직였기 때문이에요. 달은 그만큼 더 돌아야 처음과 같은 모양이 돼요.
한 달 동안 달 따라가기
달이 해와 같은 쪽에 있으면 밝은 쪽이 모두 해를 향해 있어서 우리 눈에는 달이 거의 보이지 않아요. 이때를 삭이라고 불러요. 여기서부터 달을 따라가 볼까요? 날짜는 음력으로 셌어요. 오늘 밤 달은 어떤 모양일까요? 표에서 먼저 짐작해 보세요.
| 이름 | 음력 날짜 | 언제, 어디서 보일까 |
|---|---|---|
| 초승달 | 3일 무렵 | 해 진 뒤 서쪽 하늘, 눈썹 모양 |
| 상현달 | 7~8일 무렵 | 저녁 남쪽 하늘, 오른쪽이 밝은 반달 |
| 보름달 | 15일 무렵 | 해 질 무렵 동쪽에서 떠서 밤새 보여요 |
| 하현달 | 22~23일 무렵 | 새벽 남쪽 하늘, 왼쪽이 밝은 반달 |
| 그믐달 | 27일 무렵 | 해 뜨기 전 동쪽 하늘, 눈썹 모양 |
그리고 다시 초승달부터 시작하지요. 초승달과 그믐달은 해와 가까운 쪽 하늘에 떠서, 해가 밝을 때는 잘 보이지 않다가 해가 진 뒤나 뜨기 전에 잠깐 모습을 드러내요. 달은 이렇게 쉬지 않고 같은 순서를 되풀이해요. 우리나라에서 볼 때 달은 오른쪽부터 차올라서 오른쪽부터 줄어들어요. 오른쪽이 밝으면 점점 커지는 달, 왼쪽이 밝으면 점점 작아지는 달이라고 기억하면 쉬워요.
달은 날마다 늦게 떠요
달은 날마다 뜨는 시각이 달라져요. 하루에 평균 50분쯤씩 늦게 떠요. 달이 지구 둘레를 돌며 날마다 조금씩 동쪽으로 옮겨 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초승달은 저녁에 잠깐 보이고, 보름달은 저녁에 떠서 밤새 보이고, 그믐달은 새벽에야 떠올라요. 낮에 파란 하늘에 떠 있는 하얀 반달을 본 적이 있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달은 밤에만 뜨는 것이 아니거든요. 오늘 달이 몇 시에 뜨는지는 달력이나 천문 관련 누리집에서 미리 알아볼 수 있어요. 관찰하기 전에 확인해 두면 달을 기다리느라 헤매지 않아도 돼요. 낮달은 상현달 무렵 오후나 하현달 무렵 오전에 찾기 쉬워요.
공과 전등으로 실험해 보아요
어두운 방에서 직접 달의 모양을 만들어 볼 수도 있어요. 전등은 해, 나는 지구, 흰 공은 달이에요.
달 모양 만들기 실험
- 방을 어둡게 하고, 한쪽에 불을 켠 전등을 두어요.
- 팔을 쭉 뻗어 흰 공을 머리보다 조금 높이 들어요.
- 전등 쪽을 보고 서면 공의 밝은 쪽이 전등을 향해 있어 공이 어둡게 보여요.
- 제자리에서 왼쪽으로 천천히 돌면 공 가장자리에 가느다란 빛이 보여요.
- 더 돌아 전등을 등지고 서면 공이 동그랗게 환히 빛나요.
공은 그대로인데 보이는 모양만 바뀌지요? 달도 이렇게 모양이 바뀌어 보이는 거예요. 한 바퀴를 다 돌 때까지 공이 어떤 모양으로 보였는지 차례로 그려 보세요. 친구와 함께라면 한 사람은 공을 들고 돌고, 다른 사람은 옆에서 공의 모양을 그려 주면 더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어요.
늘 같은 얼굴만 보여 줘요
한 가지 더 신기한 점이 있어요. 달은 지구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스스로도 딱 한 바퀴 돌아요. 그래서 늘 같은 쪽 얼굴만 지구를 향하고 있어, 우리는 달의 뒷면을 볼 수 없어요. 보름달에 보이는 어두운 무늬를 옛사람들은 토끼가 방아를 찧는 모습이라고 상상했어요. 다른 나라에서는 같은 무늬를 게나 사람 얼굴로 보기도 했대요. 이 무늬가 언제 보아도 같은 것도 달이 늘 같은 쪽을 보여 주기 때문이에요.
달이 천천히 돌기 때문에 달의 하루는 아주 길어요. 달의 한곳에서는 낮이 2주쯤 이어지고, 밤도 2주쯤 이어져요. 달에는 이불처럼 열을 붙잡아 줄 공기가 없어요. 그래서 낮에는 100도가 넘게 뜨거워지고 밤에는 영하 150도 아래로 차가워져요.
달의 얼굴을 들여다보면
망원경으로 달을 보면 동그랗게 움푹 팬 구덩이가 가득해요. 이것을 크레이터라고 해요. 아주 먼 옛날부터 우주를 떠돌던 돌덩이가 달에 부딪혀서 생긴 자국이에요. 지구에도 이런 돌덩이가 떨어지지만, 대부분은 공기와 부딪혀 타 버리고, 떨어진 자국도 비와 바람에 깎여 사라져요. 달에는 공기도 흐르는 물도 없어서 한번 생긴 자국이 아주 오랫동안 그대로 남아요.
토끼 무늬처럼 보이는 어두운 부분은 옛날 사람들이 바다라고 불렀어요. 그래서 지금도 '고요의 바다', '비의 바다'처럼 바다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요. 하지만 진짜 물이 있는 바다는 아니에요. 아주 먼 옛날 달 속에서 뜨거운 용암이 흘러나와 넓게 굳은 평평한 땅이에요. 이 땅이 주변보다 어두운 색이라서 무늬처럼 보여요.
달에 간 사람들
사람은 오래전부터 달에 가 보고 싶어 했어요. 1969년, 미국의 우주선 아폴로 11호가 달에 내렸고, 닐 암스트롱이 사람으로는 처음 달에 발을 디뎠어요. 달에는 바람이 불지 않아서, 그때 찍힌 발자국은 지금도 남아 있을 거라고 해요. 그 뒤로도 여러 우주 비행사가 달에 다녀오며 달의 돌을 지구로 가져왔고, 과학자들은 그 돌을 연구해 달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아보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달 탐사에 나섰어요. 2022년에 우리나라의 첫 달 탐사선 다누리가 발사되어 달 둘레를 돌면서 달의 사진을 찍고 여러 가지를 조사하고 있어요. 여러분이 어른이 될 무렵에는 달 여행이 지금보다 훨씬 가까운 이야기가 될지도 몰라요.
알아 두기
달의 뒷면은 사람이 탐사선을 보내서야 처음 볼 수 있었어요. 뒷면이라고 해서 늘 어두운 것은 아니에요. 우리가 초승달이나 그믐달을 볼 때, 달의 뒷면에는 햇빛이 환히 비치고 있어요.
떠오르는 보름달이 커 보이는 까닭
막 떠오른 보름달은 하늘 높이 떴을 때보다 훨씬 커 보여요. 하지만 사진을 찍어 크기를 재어 보면 거의 같아요. 지평선 가까이 있는 달은 산이나 건물과 함께 보여서 우리 눈이 더 크게 느끼는 거예요. 이런 것을 착시라고 해요.
그런데 정말로 조금 더 크게 보이는 보름달도 있어요. 달이 지구 둘레를 도는 길은 완전한 동그라미가 아니라 조금 길쭉해서, 달이 지구에 가까워질 때와 멀어질 때가 있어요. 가장 가까울 무렵에 뜬 보름달은 평소보다 조금 더 크고 밝게 보여서 '슈퍼문'이라고 불러요.
달이 바닷물을 끌어당겨요
바닷가에 가 보면 바닷물이 들어왔다 나갔다 해요. 바닷물이 밀려 들어오는 것을 밀물, 빠져나가는 것을 썰물이라고 해요. 밀물과 썰물은 주로 달이 바닷물을 끌어당기는 힘 때문에 생겨요. 지구가 하루에 한 바퀴 도는 동안 바닷물은 대개 두 번 차오르고 두 번 빠져요.
우리나라 서해안은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아주 커요. 썰물 때가 되면 바닷물이 멀리 빠져나가고 넓은 갯벌이 드러나요. 보름달이나 그믐 무렵에는 해와 달이 한 줄로 늘어서서 끌어당기는 힘이 더 세지기 때문에, 바닷물이 더 많이 들어오고 더 많이 빠져요.
지구 그림자에 숨는 달, 월식
가끔 보름달이 점점 가려지다가 붉은빛으로 변하는 일이 있어요. 해와 지구와 달이 한 줄로 늘어서서,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가리는 월식이에요. 그래서 월식은 보름달이 뜨는 날에만 일어나요.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도 까맣게 사라지지 않고 붉게 보이는 까닭은, 지구의 공기를 지나며 휘어진 햇빛 가운데 붉은빛이 달까지 닿기 때문이에요. 월식은 맨눈으로 보아도 안전해요.
반대로 달이 해를 가리는 것은 일식이라고 해요. 일식은 달이 해와 같은 쪽에 오는 날에만 일어나요. 일식 때 맨눈으로 해를 보면 눈을 크게 다칠 수 있어요. 일식은 반드시 해를 보는 데 쓰는 전용 안경이나 어른이 준비한 관측 도구로만 보아야 해요.
옛사람들의 달력, 음력
옛날 사람들은 달의 모양을 보고 날짜를 셌어요. 달이 보이지 않는 날을 한 달의 첫날로 삼고, 보름달이 뜨는 날을 15일쯤으로 여겼지요. 이렇게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기준으로 만든 달력을 음력이라고 해요.
음력의 한 달은 29일이나 30일이에요. 열두 달을 모두 더하면 354일쯤이라서, 해를 기준으로 한 1년보다 열하루쯤 짧아요. 그래서 몇 년에 한 번씩 한 달을 더 넣어 계절과 맞췄는데, 이 달을 윤달이라고 해요.
추석이 음력 8월 15일이라서 추석날 밤에 둥근 보름달이 뜨는 거예요.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월 대보름도 음력 1월 15일이에요. 정월 대보름에는 호두나 땅콩 같은 부럼을 깨물고, 높은 곳에 올라 떠오르는 보름달을 보며 한 해의 소원을 빌었어요. 설날과 추석이 해마다 양력 날짜로는 조금씩 달라지는 것도 음력을 따르기 때문이에요. 지금 쓰는 달력에도 날짜 아래에 작은 글씨로 음력 날짜가 적혀 있는 것이 많으니 찾아보세요.
직접 관찰해 보아요
오늘 밤부터 달을 관찰해 보세요. 날마다 비슷한 시각에 같은 자리에서 달을 보고, 공책에 달의 모양을 그려 보는 거예요. 날짜와 시각, 달이 보인 방향도 함께 적어 두세요. 흐린 날은 건너뛰어도 괜찮아요. 달이 보이지 않는 날에는 '못 봄'이라고 적어 두면, 그것도 소중한 기록이 돼요. 한 달쯤 모으면 달의 모양이 어떤 순서로 바뀌는지 여러분의 공책에서 한눈에 볼 수 있을 거예요. 쌍안경이 있다면 보름달보다 반달일 때 들여다보세요.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의 경계에 그림자가 길게 져서 크레이터가 훨씬 또렷하게 보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