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입김이 날 만큼 쌀쌀한데, 점심때는 반소매가 생각날 만큼 더워요. 이런 날이 이어지는 가을이면 교실 여기저기서 "콜록콜록" 소리가 들려요. 환절기에는 왜 감기에 잘 걸릴까요?

감기는 바이러스가 옮겨요

"추운 데서 놀면 감기 걸린다."라는 말을 자주 들어요. 그런데 감기를 일으키는 진짜 주인공은 추위가 아니라 바이러스예요. 감기 바이러스는 너무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아요. 감기에 걸린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튀어나온 작은 침방울, 또는 바이러스가 묻은 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옮겨 가요.

그러니까 아무리 추워도 바이러스를 만나지 않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아요. 다만 가을과 겨울에는 바이러스를 만나기 쉽고, 몸이 바이러스를 막아 내기 조금 힘든 때가 많아요.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한 가지가 아니에요. 종류가 아주 많아서, 한 번 감기를 앓고 나았다고 해서 다시 걸리지 않는 것이 아니에요. 지난달에 만난 바이러스와 이번 달에 만난 바이러스가 다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사람은 살면서 감기에 여러 번 걸려요. 어린이는 아직 만나 본 바이러스가 적어서 어른보다 감기에 더 자주 걸리는 편이에요.

'감기'라는 이름은 한자로 느낄 감(感), 기운 기(氣)를 써요. 옛사람들은 찬 기운을 느껴서 병이 든다고 생각해 이런 이름을 붙였어요. 오늘날에는 바이러스가 원인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름에는 옛사람들의 생각이 그대로 남아 있지요.

우리 몸의 문지기들

우리 몸에는 바이러스가 쉽게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문지기가 여럿 있어요. 콧속의 털과 끈끈한 콧물은 공기 속 먼지와 바이러스를 붙잡아요. 목 안쪽에는 아주 작은 털들이 물결치듯 움직이며 붙잡힌 것들을 밖으로 밀어내요. 재채기와 기침도 몸 안에 들어온 것을 힘차게 내보내는 방법이에요.

문지기를 지나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들어오면, 이번에는 피 속의 백혈구 같은 세포들이 나서서 싸워요. 감기에 걸렸을 때 열이 나는 것도 몸이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다는 신호예요. 몸이 열을 올리면 바이러스는 힘을 덜 쓰고, 싸우는 세포들은 더 바쁘게 움직여요. 콧물이 줄줄 흐르고 목이 붓는 것도 이 싸움의 흔적이지요.

싸움이 끝나면 우리 몸은 그 바이러스의 생김새를 기억해 두어요. 같은 바이러스가 다시 들어오면 이번에는 훨씬 빨리 알아보고 물리칠 수 있지요. 이렇게 몸이 병을 이겨 내는 힘이 면역력이에요. 예방 주사는 이 기억하는 힘을 이용해, 병에 걸리기 전에 미리 몸에 바이러스의 생김새를 알려 주는 방법이에요.

환절기에 감기가 많은 까닭

과학자들은 여러 까닭을 이야기해요.

첫째, 날씨가 쌀쌀해지면 사람들이 창문을 닫고 실내에 모여 지내는 시간이 길어져요. 여럿이 가까이 있으면 바이러스가 옮겨 가기 쉬워요.

둘째, 가을에는 공기가 건조해져요. 코와 목 안쪽은 촉촉해야 바이러스를 잘 걸러 내는데, 건조하면 이 일을 잘 못해요.

가을 공기가 건조한 것은 공기 속 물기가 줄기 때문이에요. 차가운 공기는 따뜻한 공기보다 물기를 적게 품을 수 있어요. 게다가 추워져서 난방을 켜면 방 안 공기는 더 바싹 말라요. 입술이 트고 손등이 까칠해지는 것도 같은 까닭이에요.

셋째, 하루 동안 기온이 크게 오르내리면 몸이 체온을 맞추느라 애를 써요. 옷을 알맞게 입지 않아 몸이 춥거나 땀에 젖으면 쉽게 지치지요. 몸이 지치면 바이러스와 싸우는 힘인 면역력이 제 몫을 하기 어려워요.

가을은 일교차, 곧 하루 가운데 가장 더울 때와 가장 추울 때의 기온 차이가 큰 계절이에요. 맑은 가을날에는 낮에 햇볕으로 데워진 땅이 밤사이 구름 이불 없이 열을 하늘로 빼앗겨서, 새벽에 기온이 뚝 떨어져요. 아침에 입고 나간 옷이 낮에는 덥고, 저녁에는 다시 춥게 느껴지는 까닭이에요.

환절기 감기, 이것만 기억해요

  • 손 씻기 비누로 30초 넘게, 손톱 밑까지 꼼꼼하게
  • 푹 자기 날마다 비슷한 시각에 자고 일어나기
  • 겹쳐 입기 얇은 옷 여러 벌로 더우면 벗고 추우면 입기
  • 환기와 물 창문 자주 열기, 물 자주 마시기
  • 기침 예절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 가리기

첫째 방법: 손을 꼼꼼히 씻어요

감기를 줄이는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은 손 씻기예요.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모르는 사이에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져요. 손에 묻은 바이러스가 그렇게 몸속으로 들어가지요.

손은 비누를 써서 흐르는 물에 씻어요. 손바닥만 비비지 말고 손등, 손가락 사이, 엄지손가락, 손톱 밑까지 꼼꼼하게 문질러요. 속으로 서른까지 천천히 세는 동안(30초 넘게) 씻으면 알맞아요. 밖에서 돌아왔을 때, 밥 먹기 전, 화장실에 다녀온 뒤에는 꼭 씻어요. 씻은 뒤에는 깨끗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 주세요. 손을 씻지 않았을 때는 눈을 비비거나 코를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요.

손 씻기 여섯 단계

  1. 손바닥과 손바닥을 마주 대고 문질러요.
  2. 한 손바닥으로 다른 손등을 문질러요. 손을 바꾸어서도 해요.
  3. 손바닥을 마주 대고 손깍지를 끼고 손가락 사이를 문질러요.
  4. 두 손을 마주 잡듯 손가락을 걸고 문질러요.
  5. 엄지손가락을 다른 손바닥으로 감싸고 돌려 주며 문질러요.
  6. 손가락 끝을 반대쪽 손바닥에 대고 문질러 손톱 밑까지 씻어요.

물과 비누를 쓸 수 없는 곳에서는 손 소독제를 쓸 수 있어요. 손 소독제는 손바닥에 알맞게 덜어 손 전체에 골고루 펴 바르고, 다 마를 때까지 문질러요. 하지만 손에 흙이나 음식물이 눈에 보이게 묻었다면 손 소독제보다 비누로 씻는 것이 좋아요.

손은 어디를 여행할까요?

손에 묻은 바이러스가 얼마나 멀리 퍼지는지 눈으로 볼 수 있는 놀이가 있어요. 한 친구의 손바닥에 반짝이 가루를 조금 묻힌 뒤, 평소처럼 악수하고 연필과 문손잡이를 만지며 놀아 보는 거예요. 10분쯤 지나 둘러보면 친구들의 손과 책상, 문손잡이 여기저기에 반짝이가 묻어 있을 거예요.

반짝이 가루를 바이러스라고 생각해 보세요. 한 사람의 손에서 시작된 반짝이가 순식간에 교실 곳곳으로 퍼졌지요? 이번에는 물로만 헹군 손과 비누로 30초 넘게 씻은 손에 반짝이가 얼마나 남는지 비교해 보세요. 비누로 꼼꼼히 씻어야 하는 까닭을 한눈에 알 수 있어요. 반짝이는 눈에 들어가지 않게 조심하고, 놀이가 끝나면 꼭 깨끗이 치워요.

둘째 방법: 푹 자요

잠자는 동안 우리 몸은 하루 동안 지친 곳을 고치고 힘을 다시 채워요. 잠이 모자라면 몸이 피곤해져서 바이러스와 싸우는 힘도 약해질 수 있어요. 초등학생은 어른보다 더 오래 자야 해요. 보통 하룻밤에 9~12시간쯤 자는 것이 좋다고 해요. 자기 전에 휴대폰이나 텔레비전을 멀리하고, 날마다 비슷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 보세요.

휴대폰 화면의 밝은 빛은 우리 몸이 아직 낮이라고 착각하게 만들 수 있어요. 그러면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잠도 얕아지지요. 잠들기 30분쯤 전에는 화면을 끄고, 책을 읽거나 조용한 음악을 듣는 습관을 들여 보세요. 방을 어둡고 조금 서늘하게 해 두면 더 푹 잘 수 있어요.

셋째 방법: 옷은 겹쳐 입어요

환절기에는 두꺼운 옷 한 벌보다 얇은 옷 여러 벌을 겹쳐 입는 게 좋아요. 아침에는 겉옷을 입고, 낮에 더워지면 하나 벗으면 되니까요. 땀에 젖은 채로 찬 바람을 맞지 않도록, 가벼운 겉옷을 가방에 챙겨 다니면 편해요.

옷을 겹쳐 입으면 옷과 옷 사이에 공기층이 생겨요. 이 공기층이 몸에서 나온 열을 붙잡아 두어서, 두꺼운 옷 한 벌만큼 따뜻하거나 그보다 더 따뜻할 수 있어요. 목에 얇은 목도리를 두르는 것도 좋아요. 목은 피부 가까이로 굵은 핏줄이 지나가서, 감싸 주기만 해도 몸이 한결 따뜻하게 느껴져요. 운동을 하고 나서 땀이 났다면 마른 수건으로 닦고 겉옷을 걸쳐 몸이 갑자기 식지 않게 해요.

넷째 방법: 골고루 먹고 뛰어놀아요

우리 몸이 바이러스와 싸우려면 힘이 필요해요. 그 힘은 밥에서 나와요. 밥과 고기, 생선, 달걀, 콩 같은 음식은 몸을 만들고 힘을 내게 하고, 채소와 과일은 몸이 제대로 일하도록 도와요. 가을에는 사과, 배, 감, 귤처럼 맛있는 과일이 많이 나오니 간식으로 과자 대신 제철 과일을 먹어 보세요.

몸을 움직이는 것도 중요해요. 알맞게 뛰어놀면 몸이 튼튼해지고, 밤에 잠도 더 잘 와요. 다만 너무 지칠 만큼 무리하면 오히려 몸이 힘들어할 수 있어요. 땀을 흘린 뒤에는 물을 마시고 쉬는 시간을 꼭 가져요. 먹기, 놀기, 자기가 서로 짝을 이루어야 몸이 가장 튼튼해진답니다.

감기와 독감은 달라요

감기와 독감은 이름이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병이에요.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병이에요. 감기는 콧물, 코막힘, 목 아픔이 주로 나타나고 며칠 쉬면 나아지는 일이 많아요. 독감은 갑자기 높은 열이 나고 온몸이 쑤시며, 감기보다 훨씬 심하게 앓는 경우가 많아요.

독감은 해마다 가을이 되면 예방 주사를 맞아 미리 대비할 수 있어요. 주사를 맞은 뒤 몸이 독감과 싸울 준비를 마치기까지 2주쯤 걸려서, 독감이 크게 돌기 전인 가을에 맞는 것이 좋아요. 예방 주사를 언제, 어디서 맞을지는 부모님과 함께 알아보세요.

이런 습관도 도움이 돼요

교실과 집의 창문을 가끔 열어 환기를 해요. 닫힌 방 안에 머물던 바이러스가 섞인 공기를 바깥의 신선한 공기로 바꿔 줄 수 있어요. 목이 마르지 않게 물도 자주 마셔요.

환기는 짧게라도 자주 하는 것이 좋아요. 추운 날에는 창문을 오래 열어 두기 어려우니, 쉬는 시간마다 몇 분씩 창문을 활짝 열었다 닫아요. 마주 보는 창문 두 개를 함께 열면 바람이 지나가면서 공기가 훨씬 빨리 바뀌어요. 방 안이 너무 건조하다면 젖은 수건을 널거나 가습기를 써서 촉촉하게 해 주는 것도 방법이에요.

감기 ○× 퀴즈로 오늘 읽은 것을 떠올려 봐요.

  • 추운 곳에 있기만 해도 감기에 걸린다. ( )
  • 감기를 한 번 앓고 나면 다시는 걸리지 않는다. ( )
  • 손에 흙이 묻었을 때는 손 소독제보다 비누가 좋다. ( )

정답은 차례대로 ×, ×, ○예요.

감기에 걸렸을 때는요

감기에 걸렸다면 무엇보다 푹 쉬는 것이 중요해요.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고, 밥을 거르지 않도록 해요. 몸이 쉬는 동안 바이러스와 싸울 힘을 모을 수 있어요. 아픈데도 참고 무리해서 뛰어놀면 낫는 데 더 오래 걸릴 수 있어요.

알아 두기

감기약은 콧물이나 열처럼 불편한 증상을 덜어 줄 뿐, 바이러스를 없애지는 못해요. 세균을 물리치는 항생제도 감기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없어요. 약은 꼭 의사 선생님과 약사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먹어요.

우리 모두를 위한 약속

감기에 걸렸다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려요. 친구들에게 바이러스가 옮지 않게 하는 배려예요. 손바닥으로 가리면 그 손으로 만지는 물건마다 바이러스가 묻을 수 있으니, 휴지가 없을 때는 팔꿈치 안쪽 옷소매에 대고 기침해요. 쓴 휴지는 바로 쓰레기통에 버리고 손을 씻어요. 기침이 계속 나올 때는 마스크를 쓰면 침방울이 멀리 퍼지는 것을 줄일 수 있어요. 열이 나거나 많이 아프면 참지 말고 어른에게 말하고, 필요하면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요.

우리 반 건강 약속을 만들어요

반 친구들과 함께 '우리 반 건강 약속'을 만들어 보세요. 쉬는 시간마다 창문 열기 당번을 정하고, 급식 먹기 전에 다 같이 손 씻으러 가는 것처럼 모두가 지킬 수 있는 약속을 서너 개 고르는 거예요. 약속을 큰 종이에 써서 교실 뒤에 붙여 두면 잊지 않고 지킬 수 있어요.

손 씻기, 푹 자기, 옷 겹쳐 입기. 작은 습관이지만 날마다 지키면 건강한 가을을 보내는 데 큰 힘이 된답니다. 나 하나의 습관이 우리 반 모두의 건강을 지켜 준다는 것도 기억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