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사진첩에서 '고양이'를 검색하면 고양이 사진만 쏙쏙 골라서 보여 주기도 해요. 컴퓨터는 눈도 없는데 어떻게 고양이를 알아볼까요? 그 비밀은 인공 지능이 배우는 방법에 있어요.
규칙을 알려 주기는 너무 어려워요
사람이 컴퓨터에 "귀가 뾰족하고, 수염이 있고, 꼬리가 길면 고양이야."라고 규칙을 알려 준다고 해 봐요. 그런데 귀를 접은 고양이도 있고, 꼬리가 짧은 고양이도 있어요. 웅크리고 자느라 얼굴이 안 보이는 고양이도 있지요. 반대로 귀가 뾰족하고 수염이 있는 여우나 강아지도 있어요.
고양이의 모든 모습을 규칙으로 하나하나 적기는 거의 불가능해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다른 방법을 생각해 냈어요.
사진을 아주 많이 보여 줘요
바로 기계 학습이에요. 규칙을 알려 주는 대신, 컴퓨터에 사진을 아주 많이 보여 주는 거예요. 사진마다 "이건 고양이", "이건 고양이 아님" 하고 정답 이름표를 붙여서요.
처음에 컴퓨터는 아무것도 몰라서 마구 틀려요. 하지만 틀릴 때마다 조금씩 스스로를 고쳐요. "아, 이런 모양의 눈이 있으면 고양이일 때가 많구나." "이런 털 무늬는 고양이에게 자주 나오네." 이렇게 사진 수만 장을 보고 또 보면서, 사람이 적어 주지 않은 특징들을 스스로 찾아내요.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어요. 사진마다 붙은 정답 이름표는 대부분 사람이 붙여 준다는 거예요. 누군가 사진을 한 장 한 장 보면서 "고양이", "고양이 아님"을 표시해 주어야 하지요. 인공 지능이 똑똑해 보이는 뒤에는 이렇게 많은 사람의 손길이 숨어 있어요.
우리가 아기였을 때를 떠올려 보세요. 아무도 고양이의 규칙을 적어 주지 않았지만, 고양이를 여러 번 보고 "야옹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저절로 알게 되었지요. 기계 학습도 조금은 비슷해요. 다른 점도 있어요. 어린아이는 고양이를 몇 번만 보고도 금방 알아보지만, 인공 지능은 훨씬 많은 사진을 보아야 비슷한 솜씨를 낼 수 있어요. 사람은 적게 보고도 잘 배우는 놀라운 학생인 셈이에요.
인공 지능이 고양이를 배우는 차례
기계 학습으로 고양이를 알아보는 인공 지능을 만드는 과정을 순서대로 정리해 보면 이래요.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지만, 큰 흐름은 비슷해요.
고양이 알아보기 인공 지능 만들기
- 고양이 사진과 고양이가 아닌 사진을 아주 많이 모아요.
- 사진마다 사람이 "고양이", "고양이 아님" 이름표를 붙여요.
- 사진을 연습용과 시험용으로 나누어요.
- 연습용 사진을 보여 주고 맞히게 한 뒤, 틀린 만큼 조금씩 고쳐요. 이것을 수없이 되풀이해요.
- 한 번도 보여 주지 않은 시험용 사진으로 얼마나 잘 맞히는지 확인해요.
3번에서 사진을 둘로 나누는 데에는 까닭이 있어요. 연습 문제를 달달 외운 학생이 같은 문제로 시험을 보면 백 점을 받겠지요? 하지만 그 학생이 정말 이해했는지는 알 수 없어요. 인공 지능도 마찬가지예요. 처음 보는 사진으로 시험해야 정말로 고양이를 알아보는 힘이 생겼는지 알 수 있어요.
사진 속 고양이를 찾는 과정
인공 지능에게 사진은 아주 작은 점들이 모인 것이에요. 점마다 색깔을 나타내는 숫자가 들어 있지요. 인공 지능은 먼저 이 숫자들에서 선이나 모서리 같은 단순한 모양을 찾아요. 그다음에는 선들이 모인 동그란 눈이나 세모난 귀 같은 모양을 찾고, 마지막으로 그 모양들이 모여 고양이 얼굴이 되는지 살펴봐요.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 한 장에는 이런 점이 수백만 개가 넘게 들어 있어요. 사진을 아주 크게 확대해 보면 작은 네모 칸들이 모자이크처럼 보이는데, 그 칸 하나하나가 점이에요. 사람은 사진을 보자마자 고양이를 알아보지만, 인공 지능은 이 수많은 숫자를 차례차례 계산해서 답에 다가가요. 컴퓨터가 아주 빠르기 때문에 그 계산이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는 것뿐이에요.
그리고 "이 사진이 고양이일 가능성은 아주 높아요."처럼 답을 내요. 인공 지능은 딱 잘라 아는 게 아니라, 배운 것을 바탕으로 가장 그럴듯한 답을 고르는 거예요.
이렇게 단순한 모양에서 복잡한 모양으로 한 층씩 쌓아 가며 알아보는 방식은 사람의 뇌에서 신경 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모습을 본떠 만들었어요. 그래서 이런 구조를 '인공 신경망'이라고 불러요. 층을 아주 깊게 쌓은 신경망으로 배우는 방법을 '딥 러닝'이라고 하는데, 2010년대에 들어 컴퓨터가 빨라지고 인터넷에 사진이 많아지면서 크게 발전했어요.
인공 지능도 틀릴 수 있어요
하지만 인공 지능도 실수를 해요. 동그랗게 몸을 만 고양이 사진을 빵 사진과 헷갈리기도 하고, 고양이 무늬 담요를 진짜 고양이라고 하기도 해요.
인터넷에서 유명한 놀이 가운데 '치와와일까, 머핀일까?'가 있어요. 까만 초코칩이 박힌 머핀과 눈이 까만 작은 강아지 치와와 사진을 섞어 놓으면, 얼핏 보아서는 사람도 헷갈릴 만큼 닮았지요. 동그란 모양 안에 까만 점 세 개가 있다는 특징이 같으니까요. 사람은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털과 빵의 차이를 알아채지만, 인공 지능에게는 이런 사진이 꽤 어려운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실수가 생기는 까닭 가운데 하나는 배운 데이터에 있어요. 만약 낮에 찍은 고양이 사진만 보고 배웠다면, 어두운 밤에 찍은 고양이는 잘 못 알아볼 수 있어요. 흰 고양이 사진만 잔뜩 보았다면 까만 고양이를 헷갈릴 수도 있지요. 인공 지능은 본 만큼만 알기 때문에, 어떤 사진으로 배웠는지가 아주 중요해요.
이렇게 배운 자료가 한쪽으로 치우쳐서 판단도 치우치는 것을 편향이라고 해요. 고양이를 헷갈리는 정도라면 웃고 넘어갈 수 있지만,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는 인공 지능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어떤 사람들의 사진은 많이 보고, 어떤 사람들의 사진은 조금만 보고 배웠다면, 조금만 본 사람들의 얼굴을 더 자주 틀릴 수 있어요. 그래서 인공 지능을 만드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자료를 골고루 모으려고 애써요.
사람 눈에는 똑같아 보이는 사진인데 인공 지능만 헷갈리는 일도 있어요. 사진의 아주 작은 점 몇 개를 살짝 바꾸었을 뿐인데 고양이를 전혀 다른 것으로 알아보기도 하지요. 사람은 전체 모습을 보고 판단하지만, 인공 지능은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는 작은 특징에 기대어 판단할 때가 있기 때문이에요. 과학자들은 이런 약점을 줄이는 방법을 계속 연구하고 있어요.
우리 곁의 '보는' 인공 지능
사진 속 물체를 알아보는 기술은 고양이 찾기에만 쓰이지 않아요. 휴대폰 카메라를 꽃에 대면 꽃 이름을 알려 주는 앱, 외국어 간판에 카메라를 비추면 우리말로 바꿔 주는 번역 앱에도 같은 원리가 들어 있어요. 얼굴을 보여 주면 잠금이 풀리는 휴대폰도 있지요.
병원에서는 엑스레이 사진에서 의사가 놓치기 쉬운 부분을 찾아 알려 주는 데 쓰이기도 하고, 공장에서는 물건에 흠집이 났는지 살피는 데 쓰여요. 스스로 달리는 자동차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인공 지능이 신호등과 사람, 자전거를 정확히 알아보게 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이런 곳에서는 작은 실수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 사람이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아주 중요해요.
사진을 올리기 전에 생각해요
인공 지능이 배우려면 사진이 아주 많이 필요해요. 그중에는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린 사진이 쓰이는 경우도 있어서, 주인에게 허락을 받았는지를 두고 여러 나라에서 이야기가 오가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도 인터넷에 사진을 올릴 때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해요. 내 얼굴이나 친구 얼굴이 또렷하게 나온 사진, 우리 집이나 학교 이름이 보이는 사진은 올리기 전에 꼭 어른과 의논하세요. 친구가 나온 사진은 친구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도 잊지 말고요.
규칙 말하기 놀이를 해 봐요
규칙으로 고양이를 설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친구와 직접 느껴 볼 수 있어요. 한 사람은 동물 그림 하나를 몰래 보고, 그 동물의 이름을 말하지 않은 채 생김새만 설명해요. 다른 사람은 설명만 듣고 그림을 그리지요. 다 그린 뒤 원래 그림과 견주어 보세요.
"귀가 두 개 있고, 다리가 네 개이고, 털이 있어요." 이런 설명만으로는 고양이인지 강아지인지 토끼인지 알 수 없을 거예요. 그렇다고 설명을 더 자세히 하면 이번에는 그 그림 속 고양이만 맞고, 다른 고양이는 틀리게 돼요. 컴퓨터 과학자들이 규칙을 적는 대신 사진을 보여 주는 방법을 고른 까닭을 놀이로 알 수 있지요.
편리함과 걱정, 두 쪽 이야기
인공 지능이 사진을 알아보는 기술을 두고 사람들의 생각은 여러 갈래예요. 한쪽에서는 이 기술 덕분에 수많은 사진을 순식간에 정리하고, 눈이 불편한 사람에게 앞에 무엇이 있는지 말로 알려 줄 수 있으니 삶이 훨씬 편리해진다고 말해요. 사람이 하기 힘들고 지루한 일을 대신 맡아 준다는 점도 좋은 점으로 꼽아요.
다른 쪽에서는 인공 지능이 틀렸을 때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내 사진이 나도 모르게 쓰이지는 않는지 걱정해요. 편리함과 걱정 가운데 어느 한쪽만 옳은 것은 아니에요. 좋은 점은 살리고 걱정되는 점은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예요.
인공 지능, 이런 것이 궁금해요
인공 지능은 고양이가 무엇인지 '아는' 건가요?
사람처럼 고양이를 쓰다듬어 보거나 좋아하는 마음을 느끼는 것은 아니에요. 사진 속 모양이 고양이 사진들과 얼마나 닮았는지 계산해서 답을 내는 거예요.
인공 지능은 사람보다 더 잘 보나요?
아주 많은 사진을 빠르게 살피는 일은 사람보다 잘할 수 있어요. 하지만 처음 보는 상황이나 흐릿한 사진 앞에서는 어린아이도 하지 않을 실수를 하기도 해요.
인공 지능이 틀리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하나요?
여러 가지 사진을 골고루 보여 주고, 틀린 사례를 모아 다시 가르쳐요. 그리고 중요한 일일수록 사람이 마지막에 한 번 더 확인해요.
함께 생각해 봐요
인공 지능은 이미 우리 곁에서 사진을 정리하고, 말을 알아듣고, 길을 찾아 주고 있어요. 아주 편리하지만, 늘 옳은 것은 아니에요.
- 인공 지능이 "이건 고양이예요."라고 말하면 그대로 믿어도 될까요? 어떤 때에 한 번 더 확인해야 할까요?
- 내가 인공 지능에게 강아지를 가르친다면 어떤 사진들을 골고루 보여 주어야 할까요?
- 사람과 인공 지능은 각각 어떤 일을 더 잘할까요?
인공 지능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알면, 인공 지능을 더 똑똑하게 쓸 수 있어요. 인공 지능이 알려 준 답이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다른 방법으로 한 번 더 확인해 보고, 왜 그런 답이 나왔을지 짐작해 보세요. 그렇게 묻고 따지는 힘은 기계가 대신해 줄 수 없어요. 결정은 결국 우리가 스스로 생각해서 내려야 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