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베짱이처럼 된다!" 이런 말을 들어 본 적 있나요? 「개미와 베짱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전해 오는 이야기예요. 모두 아는 이야기지만, 오늘은 천천히 다시 읽어 봐요.

어떤 이야기일까요?

「개미와 베짱이」는 이솝 우화 가운데 하나예요. 이솝 우화는 옛 그리스의 이솝이 들려주었다고 전해지는 짧은 이야기 모음이에요. 동물을 사람처럼 등장시켜 교훈을 전하는 이야기를 우화라고 하지요.

이솝은 지금으로부터 2,500년도 더 전, 옛 그리스에 살았다고 전해지는 이야기꾼이에요. 노예였다가 이야기 솜씨로 이름을 떨쳤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너무 오래전 사람이라 확실하게 알려진 것은 많지 않아요. 이솝의 이야기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가 나중에 글로 모였어요. 그래서 누가 옮겼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조금씩 다르답니다.

여름 내내 개미는 뙤약볕 아래에서 곡식을 날라요. 베짱이는 그늘에 앉아 노래를 불러요. "개미야, 이렇게 좋은 날 왜 일만 하니?" 개미는 대답해요. "겨울이 오면 먹을 게 없을 거야."

찬 바람이 부는 겨울이 되자, 개미는 따뜻한 집에서 모아 둔 곡식을 먹어요. 배가 고픈 베짱이는 개미를 찾아가 먹을 것을 조금 나누어 달라고 부탁하지요.

이솝 우화 속 다른 동물 친구들

이솝 우화에는 「개미와 베짱이」 말고도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가 많아요. 느림보 거북이 낮잠 자는 토끼를 이긴 「토끼와 거북」, 거짓말을 되풀이하다 아무도 믿어 주지 않게 된 「양치기 소년」,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려고 겨룬 「해와 바람」, 닿지 않는 포도를 보고 "저건 틀림없이 실 거야." 하고 돌아선 「여우와 신 포도」가 모두 이솝 우화예요.

결말은 여러 가지예요

이 이야기는 전해지는 곳마다 결말이 조금씩 달라요. 개미가 "여름에 노래했으니 겨울에는 춤이나 추렴." 하고 문을 닫는 결말도 있고, 개미가 베짱이를 들어오게 해서 음식을 나누어 주는 결말도 있어요. 또 원래 이야기에는 베짱이 대신 매미가 나오기도 해요. 여러 나라로 옮겨지면서 그 땅에 사는 익숙한 곤충으로 바뀌었다고 해요.

여러분이 읽은 책에서는 어떻게 끝났나요? 결말이 다르면 이야기가 전하는 교훈도 조금 달라져요. 문을 닫는 결말은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나중에 곤란해진다."는 가르침을 또렷하게 보여 줘요. 음식을 나누는 결말은 준비의 중요함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 한다."는 마음도 전하지요. 같은 이야기라도 결말 하나로 이렇게 느낌이 달라져요.

진짜 개미와 베짱이의 가을

이야기 밖의 진짜 곤충들은 어떨까요? 개미는 실제로 따뜻한 계절에 먹이를 모으고, 추워지면 땅속 깊은 집에서 겨울을 보내요. 개미는 혼자 일하지 않아요. 먹이를 찾는 개미, 집을 짓고 고치는 개미, 알과 애벌레를 돌보는 개미가 저마다 일을 나누어 맡아요. 먹이를 찾은 개미는 냄새로 길을 남겨서 다른 개미들이 따라오게 하지요. 그래서 작은 개미들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서서 먹이를 나르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개미집의 한가운데에는 알을 낳는 여왕개미가 있어요. 우리가 흔히 보는 개미는 대부분 일개미예요. 일개미들은 여왕개미와 애벌레를 돌보고 먹이를 날라요. 가을이 깊어지면 개미들은 땅 위로 잘 나오지 않고, 땅속 깊은 방에 모여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 추위를 견뎌요. 땅속 깊은 곳은 땅 위보다 덜 추워서 겨울을 나기에 알맞아요. 봄이 오면 다시 줄지어 밖으로 나오지요.

베짱이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날개를 비벼 "쓰익쓰익" 소리를 내요. 이 소리는 놀이가 아니라, 짝을 찾으려는 중요한 일이에요. 그리고 가을이 깊어지면 흙이나 풀줄기 속에 알을 낳아요. 알은 겨울을 견디고, 봄이 오면 새끼 베짱이로 깨어나지요. 베짱이도 자기 방식대로 다음 해를 준비하고 있었던 거예요.

베짱이처럼 알로 겨울을 나는 곤충은 많아요. 어른 베짱이는 대부분 가을이 끝날 무렵 한살이를 마쳐요. 이야기 속 베짱이처럼 겨울에 개미집 문을 두드리는 일은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는 셈이에요. 이야기는 곤충의 진짜 생활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을 곤충의 모습에 담은 것이에요.

베짱이의 노래는 어떻게 날까요?

베짱이의 노래는 입이 아니라 날개에서 나와요. 베짱이 수컷의 앞날개에는 톱니처럼 오톨도톨한 부분과 그것을 긁는 단단한 부분이 있어요. 두 날개를 서로 비비면 톱니를 긁는 소리가 나지요. 빗살을 손톱으로 드르륵 긁을 때 소리가 나는 것과 비슷해요.

더 신기한 것은 소리를 듣는 귀예요. 베짱이의 귀는 머리가 아니라 앞다리에 있어요. 앞다리 마디 가까이에 있는 작은 틈으로 소리를 느끼지요. 가을 풀밭에서 베짱이 소리가 들리면, 풀잎 사이 어딘가에서 다른 베짱이가 앞다리를 쫑긋 세우고 그 노래를 듣고 있을지도 몰라요.

베짱이 편에서 생각해 봐요

이번에는 관점을 바꾸어 베짱이의 마음이 되어 볼까요?

베짱이의 노래는 더운 여름날 일하던 개미에게 즐거움을 주었을지도 몰라요. 음악을 하는 사람, 그림을 그리는 사람, 이야기를 쓰는 사람도 곡식을 나르지는 않지만 모두에게 필요한 일을 하지요. 그렇다면 베짱이는 정말 게으르기만 했을까요?

물론 개미의 말에도 귀 기울일 점이 있어요. 앞날을 생각하고 미리 준비하는 것은 정말 중요해요. 베짱이가 노래를 부르면서도 조금씩 겨울 준비를 했다면 어땠을까요?

우리 생활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어요. 방학 숙제를 미루고 놀기만 하다가 개학 전날 밤에 허둥지둥한 적이 있나요? 반대로 해야 할 일만 하느라 좋아하는 일을 할 시간이 하나도 없다면 그것도 조금 아쉬울 거예요. 개미와 베짱이는 어쩌면 우리 마음속에 함께 사는 두 친구일지도 몰라요.

부지런히 모으는 개미도, 즐겁게 노래하는 베짱이도 저마다의 방법으로 겨울을 맞이해요.

나라면 어떤 결말을 고를까요?

앞에서 읽은 두 결말 가운데 내 생각에 가까운 쪽에 ○를 해 보세요.

  • 개미가 문을 닫는 결말 ( )
  • 개미가 음식을 나누어 주는 결말 ( )

어느 쪽을 골라도 틀린 답은 없어요. 고른 까닭을 한 문장으로 써 보고, 친구와 고른 것이 다르면 서로 까닭을 들어 보세요. 레오 리오니의 그림책 『프레드릭』에도 먹이 대신 햇살과 색깔과 낱말을 모으는 들쥐가 나와요. 「새로 나온 책」에서 소개하니 함께 읽어 보세요.

「개미와 베짱이」, 이런 것이 궁금해요

개미는 정말 곡식을 모아 두나요?

풀씨를 모아 집 안에 쌓아 두는 개미도 있어요. 하지만 모든 개미가 그러지는 않아요. 작은 벌레나 단물을 먹는 개미도 많고, 추워지면 대부분 땅속에 모여 몸을 움직이지 않고 겨울을 버텨요.

원래 이야기에 매미가 나온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옛 그리스 이야기에서는 매미가 나와요. 매미가 흔하지 않은 곳으로 이야기가 옮겨 가면서, 그곳 사람들에게 익숙한 곤충으로 바뀌었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베짱이로 많이 알려졌어요.

교훈은 하나만 찾아야 하나요?

아니에요. 이야기를 읽고 떠오르는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요. 까닭을 들어 말할 수 있다면 모두 훌륭한 교훈 찾기예요.

나만의 우화를 지어 봐요

우화는 누구나 지을 수 있어요. 먼저 전하고 싶은 생각 하나를 정해요. 예를 들어 "서두르면 실수하기 쉽다."라고 정했다면, 그 생각에 어울리는 동물을 골라요. 늘 급하게 뛰어다니는 다람쥐와 느긋한 달팽이는 어떨까요? 둘이 같은 일을 하다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짧게 써 보는 거예요.

우화는 길 필요가 없어요. 등장인물은 둘이나 셋이면 충분하고, 사건도 하나면 돼요. 마지막 문장에 교훈을 직접 쓰지 않고, 읽는 사람이 스스로 알아차리게 남겨 두면 더 멋진 우화가 된답니다.

이야기 이어 쓰기

  • 내가 개미라면 겨울날 문을 두드린 베짱이에게 뭐라고 말할까요?
  • 개미와 베짱이가 서로 돕는 새로운 결말을 지어 보세요. 개미는 곡식을, 베짱이는 무엇을 나누면 좋을까요?
  • 나는 개미에 가까운가요, 베짱이에 가까운가요? 둘 다 조금씩 닮았을지도 몰라요.

가을은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이에요. 부지런한 개미의 지혜와 노래하는 베짱이의 즐거움을 함께 챙겨 보면 어떨까요? 내 안의 개미와 베짱이가 사이좋게 가을을 보낼 수 있도록요.